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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농부의 귀농일기

[스크랩] 텃밭가꾸기-감자

by 개미농부 2008. 5. 16.
 
감자
감자는 아직 겨울이 채 지나지 않은 초봄에 심어 한여름이 되기 전에 수확한다. 보릿고개에 감자는 예로부터 가난한 이의 배를 채워준 고마운 일을 해왔다.
현대에 들어와 일제식민지와 6.25 전쟁 때도 많은 사람들이 굶주림에 떨었고, 그때마다 산골짜기 다랑이 밭을 일궈 감자를 심어 배를 채우기도 했다. 지금 몇 년째 홍수와 가뭄으로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겪고 있는 북녘의 땅에도 한 줄기 태양 같은 빛이 있다면 바로 감자일 것이다. 가장 오래된 감자라고 볼 수 있는 ‘자주감자’는 보통 ‘돼지감자’, ‘춘천재래’라고 하는데 갸름한 모양에다 껍질색이 자줏빛이다. 눈이 깊고 아리지만 병해에 강하고 익혀도 잘 부스러지지 않는 것이 특징이며, 1940년대 전까지 전국적으로 많이 재배되었다고 한다. 해방 이후 미군이 진주하면서 미군의 식량보급을 목적으로 많은 외국종들이 도입되었다.

감자는 이어짓기를 좋아하지 않으므로 작년에 감자나 가지과 채소를 심지 않은 곳에 심어야 한다. 감자는 산성 땅에서 잘 자라지 못하기 때문에 초겨울에 석회나 숯가루를 뿌려두거나 이듬해 밭을 갈 때 넣고 갈아 땅을 중화시킨 뒤 보통의 평이랑으로 밭을 만들어 둔다.
이때 신문지나 마른풀로 덮개를 해 둔다.
감자는 모종을 키우지 않고 직접 파종을 하는데, 씨가 아니라 구근인 감자 자체를 종자로 심는다.
2 ~ 3월이 되면 씨감자를 준비하는데, 씨감자는 퇴화가 심하기 때문에 고랭지에서 채종한 좋은 씨감자를 준비하면 좋다. 시장에 가서 씨눈이 많이 붙은 감자를 골라 사거나 각자 재배한 감자를 잘 보관해두었다가 이듬해 씨감자로 써도 좋다. 하지만 2 ~ 3년에 한번은 고랭이 씨감자를 쓰는 것이 좋다고 한다.
씨감자는 크기가 달걀만 하면 2등분하고, 달걀보다 크면 씨눈 2 ~ 3개가 붙어 있도록 네 토막을 달걀보다 작은 것은 통째로 쓴다. 씨감자를 자르면 노출된 맨살 부분이 썩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재나 숯가루로 버무려 둔다. 발아율을 높이기 위해 싹을 낸 뒤에 심기도 한다.
둑에 20~25cm간격으로 씨감자를 심고 흙을 덮는다. 흙은 10cm정도 두께로 덮어 깊게 심어야 나중에 감자가 햇빛을 보는 일이 적어진다.
4월 하순쯤에 심거나 조금 추운 지방이라면 덮개를 씌워서 싹을 낼 수도 있다. 싹이 나면 걷어내야 싹이 열에 데여 죽는 일이 없다.
씨감자를 심고 보름 정도가 되면 잎이 4~5장정도 나온다. 이때 충실한 싹 1 ~ 2개만 남기고 잘라버린다. 싹을 뽑으면 씨감자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잘라내는 것이 좋다. 잎이 많아지면 땅속에 녹말을 저장하는 덩이줄기인 감자가 생기는데, 만약 3 ~ 4개 나온 싹을 그대로 둔다면 그 잎과 줄기가 무성해진다.
햇빛이 잘 드는 쪽의 감자는 녹말이 계속 저장되어 알이 굵어지지만 햇빛을 받지 못하는 쪽은 감자가 조금 생길 뿐 알이 굵어지지를 못하기 때문에 줄기가 무성해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
순치기를 하고 싹이 한뼘 정도가 되었을 때 1차 북주기를 3cm정도 해준다. 그리고 약 2주일 후 감자 꽃봉오리가 맺히기 시작하면 2차 북주기를 한다. 한 번에 너무 많은 흙을 돋우면 땅의 온도가 상승해 결실이 나빠지므로 5cm정도만 한다.
감자가 잘 자라지 않는다면 웃거름으로 퇴비나 재 등을 주고 풀도 뽑아 뿌리에 바람이 들어갈 수 있도록 해준다. 웃거름은 인산과 가리 성분이 많은 것이 좋다. 감자 꽃봉오리가 맺힐 때 꽃봉오리를 통째로 따주면 꽃을 피울 양분이 감자로 갈 수 있어 알이 굵어지는 데 도움을 준다.
6월쯤 되면 아랫잎이 누렇게 마르기 시작한다. 그러면 한포기 파서 감자 알이 굵어졌는지 확인하고, 감자 알이 웬만큼 굵어졌으면 캐내는 것이 좋다. 이 때가 주로 하지일 때가 많으므로 ‘감자는 하지에 수확한다’고 하여 보통 하지 감자라 한다. 이는 하지가 지나면 장마가 시작되는데 감자는 비를 맞고 수확하면 보관 중에 썩을 우려가 많아 장기간 저장을 위해 장마 전에 따야 한다. 하지만 이보다 일찍 햇감자의 맛을 보려면 감자가 다치지 않도록 조심해서 흙을 걷고 가장 굵은 것을 따낸 후 다시 흙으로 덮어두어도 된다.
감자는 비타민 C가 다른 채소에 비해 월등히 많아 ‘밭의 사과’라고도 한다. 열에 의한 손실도 적다. 시금치는 3분만 데쳐도 비타민 C가 절반으로 줄어드는데 감자는 40분간 쪄도 비타민 C의 4분의 3이 남는다.
비타민 B와 칼륨도 많은데 칼륨은 체내의 염분을 배설시키는 작용을 해 고혈압인 사람에게 도움을 준다. 염분이 과다한 고혈압 환자는 혈압강하제를 오랫동안 복용해야 하는데 감자를 많이 먹으면 감자가 나트륨의 해를 경감시켜 주기 때문에 약을 먹지 않고도 고칠 수가 있다고 한다.
아침 일찍 공복시에 감자 한 개를 갈아 생즙을 낸 뒤 위의 물을 버리고 가라앉은 앙금만 먹으면 위궤양 치료에 효과가 있으며, 신장기능이 좋아지고 소화기능이 튼튼해진다고 한다. 또 감자는 몸 안의 불필요한 수분을 없애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병 때문에 몸이 부은 사람, 별 이유 없이 몸이 붓는 사람들이 감자를 늘 먹으면 부기가 빠지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알이 굵은 감자는 멸치나 쇠고기 미역 등을 넣고 국을 끓여먹거나 애호박과 함께 된장찌개를 끓여도 좋고 양파와 함께 들기름에 볶아도 맛이 좋다. 알이 작은 감자는 따로 모아놓았다가 삶아서 멸치와 함께 간장에 조려 반찬으로 하면 좋다.
또한 햇감자가 많이 날 때 감자를 얇게 썰어 널어 바짝 말렸다가 기름에 튀겨 아이들 간식이나 술안주로 만들어두어도 좋다.

 

 마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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