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농장의 옛 지명은 꽃밭등이다.
이곳에 진달래가 많아서 붙여진 지명인데
지금은 아무도 그렇게 부르지 않는다.
40~50년 전에는 어느 동네 할 것 없이 동네 야산은 민둥산이였다.
나무로 밥해먹고 군불때고 했으니...
연탄과 석유가 보편화되고 소 먹이는 일이 없어지면서
산에 숲이 만들어졌다.
지금 우리 아들 딸은 모른다.
이 산이 꽃밭등이였다는 사실을.
울창한 숲속에 꽃밭등 흔적이 여기저기 남아 있다.
큰 나무들의 그늘 아래에서 햇빛을 받아 보려고 키가 훤칠하다.
여름에는 햇빛이 거의 안들어 오는 정도인데
수십년을 견디어 온 것이 대견하다.
6년 전 잡목을 베어내고 숲속을 정리를 좀 했더니
그때부터 진달래가 기를 좀 편다.
우리 아들 딸, 손주들, 증손주들.... 대대손으로
옛날 옛적 사용했던 지명이 잊혀지지 않고
이어져가길을 바라는 마음이 생긴다.
나이 탓인가.
옛 것에 향수를 느끼고 남기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지는 것이.
아예 농장 이름을 꽃밭등 농장으로 바꾸어볼까 고민중이다.
십년 전 농장 이름을 지을 때도 꽃밭등이 후보에 올랐는데
그때는 어찌 좀 유치해보였다.
하긴 그 땐 둘이서 시작하는 귀농의 낭만(?)에 들떠 있어서.
지금은 낭만적인 놀이터가 아니라 힘든 일터로 변했다.
농장 딋산 왼편으로 오리목과 소나무 숲이 있는 구역에 진달래가 드문드문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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