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나를 기다려주지 않는다.
"쉬엄쉬엄 해, 내일까지 내가 이대로 있을께"
이러면 얼마나 좋을까?
몇년 전부터 일년 중 이때 두어번 산속으로 순찰간다.
두릅 따고, 일년 동안 산에 어떤 변화가 있는지 점검도 하고.
5년 전까지만 해도 여름을 빼곤 수시로 들어갔었다.
2007년 산속에 오솔길을 내고 양쪽으로 차나무 씨앗을 심었다.
발아는 잘했는데 잘자라지를 못한다.
10년이 지났는데 겨우 무릎 수준.
여름에 숲이 우거져 햇빛을 못받는 이유와
고라니가 겨울내내 녹차잎을 깡그리 먹어 치우니
나무가 자랄 틈이 없다.
해마다 반복되는 고라니의 착취(?)을 견디지 못하고 죽은 것도 많다.
우리 산에 기거하는 고라니는 녹차 먹은 고라니이다. >.<
여긴 무릎이 아니 발목 수준.
제피길(제피나무가 많아서.)
야생동물들이 반질반질 닦아 놓은 길이 해마다 많아진다.
이 길의 차나무는 죄다 어디로 갔는지...
차나무가 고라니를 불러 들이는 듯.
매실밭까지 고라니 아지트가 되어
골치아파 죽것다.
괜한 짓을 했다는 생각이 든다.
정상을 향해 가는 길.
수선정.
대나무로 만들었던 우리의 정자는 사라지고 없다.
세월에 폭삭 내려 앉아 버렸다.
수선정이란 이름도 이젠 기억속에 남아 있을 뿐이다.
수선정을 지나 농장으로 내려가는 진달래길.
이 길은 다른 길보다 더 본래의 모습(길을 내기 전 모습)으로 돌아가고 있다.
작년 비바람으로 쓰러진 나무들이 나뒹굴고 있고 낙엽이 쌓여 길이 묵혀지고있다.
두차례 순찰로 올해 숲속 탐방은 끝.
내년 봄에 다시 보자.
풀하고 씨름이 시작되었다.
저 까만 다라이와 호미......
할아버지,할머니 산소에 풀메고 있는데
천방지축인 깜이 어쩐 일인지 얌전하다.
하루가 다르게 푸르러지는 숲을 바라보고 섰다.
고라니 쫓아낼 방법을 연구중인가.
2월 말부터 4월 초에 걸쳐 태어난 새끼들이 하루가 다르게 자라니
먹기도 많이 먹고 싸기도 많이 싼다.
풀 베어주랴 똥 치우랴
바쁘다 바뻐~
염소들이 헤어리베치를 너무 좋아한다.
수박밭 만들다가 굼벵이 발견.
나윤에게 보여줄거라고 찾고 있다.
가지, 땡초, 방울토마토 모종밭 준비하고.
매실나무 순치기도 시기 놓치면 안되는데...
자꾸 늦어지고 있다.
뭔 하루가 후딱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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